스케치북 강아지, 2000
언니가 동네 미술학원에 다녔다. 언니는 항상 자신 몸통만 한 스케치북을 들고 다녔다. 어느 날은 그 큰 스케치북 표지에 작은 강아지 한 마리를 매직으로 그려왔다. 그리고 매번 스케치북을 다 쓰면 새 스케치북 위에 다른 강아지가 그려져 있었다. 그때부터였다. 나도 미술을 해야겠다.
(욕망 1: 학원비도 안 내고 스케치북 들고 가서 엄마가 곤란해했던 기억이 있다)
볼거리, 2010
체육 시간이었다. 몸에 열이 나고 몸이 무거웠다.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보건실로 갔고 갑자기 보건실 선생님이 나의 열을 재고 얼굴을 보더니 마스크를 썼다. 선생님이 볼거리인 거 같다는 진단을 내리셨고 나는 그렇게까지 아프지 않은데 조퇴와 1주일간 학교에 못 나가는 약간의 바이러스 취급을 받아서 당황스러웠다. 그때 당시 친구들이 짓궂었기 때문에 나에게 내가 욕망이 많아서 심술궂게 행동했기 때문에 볼에 욕망이 가득 찼다며 놀렸다.
(욕망 2: 그렇게 1년간 욕망의 항아리라는 제2의 이름이 붙었던 기억이 있다)
표출, 2014
고3이었고 다들 힘든 상황에서 대학 결과가 나오는 시기였다. 친한 친구가 내가 가고 싶은 대학에 먼저 붙었고 나는 대기 번호를 받았다. 욕망이 앞서 친구 앞에서 울면서 나의 감정을 표출했다.
(욕망 3: 그래도 같이 대학 가서 싸우고 놀고를 반복하며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다)
편지, 2020
첫 취업이었고 사람들과 연결되기 위한 편지에 대한 욕망을 담을 글이다.
조금의 각색이 들어갔지만, 그 당시의 이야기를 담았다.
디자인, 2022
밟히다 못해 너무 눌려서 디자인하기 싫다가 다시 일어나서 내가 저 사람보다는 디자인을 잘하고 싶다는 욕망에 사로잡히기 시작했을 때다.
글, 2023
디자인을 잘하고 싶어서 대학원에 입학하고 글에 대한 중요성을 느끼기 시작하며 글에 대한 욕망을 풀기 위해 잘하진 않아도 연습하는 공간을 마련했다.